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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노트

『천년의 수업』 리뷰: 질문의 힘을 일깨우는 인문학 교양서 | 김헌 저

by 식객님 2025. 3. 6.

"자신이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묻는 사람의 눈에는 또 다른 길이 보이며, 질문을 놓지 않는 사람에게는 점점 더 넓은 세상이 보일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감성수집가입니다.

오늘은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님의 『천년의 수업』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하는 책입니다.

목차

책 기본 정보

  • 제목: 천년의 수업
  • 저자: 김헌
  • 출판사: 다산초당
  • 출간일: 2020년 4월 20일
  • 페이지: 316쪽
  • 장르: 인문학, 자기계발, 고전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

요즘 세상은 성공이라는 단어로 가득 차 있습니다. 유튜브를 켜면 '하루만에 천만원 버는 법', '부자되는 마인드셋', 서점에 가면 '성공한 사람들의 아침 습관' 같은 제목의 책들이 베스트셀러 코너를 채우고 있죠. SNS는 성공한 사람들의 화려한 일상으로 넘쳐납니다.

이런 콘텐츠들을 접할 때마다 저는 종종 자신이 뭔가 뒤처지는 패배자처럼 느껴지곤 했습니다. 고연봉자 친구나 대기업에 다니는 지인의 소식을 들을 때면 부러움과 함께 스스로에 대한 무능함을 탓하며 하루하루를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일까?' '왜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성공을 정의하고 추구해야 하는 걸까?' '돈을 많이 버는 것만이 성공의 유일한 기준인 걸까?'

이런 의문들을 안고 있을 때, 서점에서 『천년의 수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래된 질문이 우리를 밀도 있는 삶으로 이끌어준다'는 책 소개가 마치 제 마음속 혼란을 읽은 듯했습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성공이라는 단일한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정확히 그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의 현인들도 지금 우리처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했다는 사실이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던진 질문들이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 그리고 그 질문들이 현대의 성공 지향적인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는 것이 이 책을 읽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책의 주요 내용

『천년의 수업』은 서양 고전에서 찾아낸 아홉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인간의 삶에 대한 중요한 질문들을 다룹니다. 존재와 죽음, 자존과 행복, 타인과의 관계 등 인간이 수천 년간 던져온 화두를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그리스 로마 시대의 고전을 통해 "인간답게 산다는 건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까?",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의 질문을 던지고, 이를 통해 우리가 더 깊이 있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특히 이 책은 단순히 고전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 자신의 경험과 고민을 솔직하게 녹여내어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게 합니다. 교사에서 학자로의 전환 과정에서 겪었던 고민, 주변 사람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자괴감, 자신의 선택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 등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 겪는 경험들을 통해 고전의 메시지를 더 가깝게 전달합니다.

인상 깊었던 구절과 생각

삶의 방향을 점검하는 질문의 중요성

"질문하기를 권합니다. 열심히 노를 젓다가도 이따금씩 생각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맞을까? 내 답이 여전히 유효한 걸까? 또 다른 답의 가능성은 없을까?"

이 구절은 저에게 특히 와닿았습니다. 우리는 종종 한 번 정한 길을 그대로 달려가기만 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에게 잠시 멈춰 서서 방향을 점검해보라고 권합니다. 이러한 질문의 과정이 누적될수록 시야는 넓어지고, 설령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해도 그 경험은 남은 인생을 올바르게 항해하는 힘이 된다는 말이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타인의 욕망과 나의 욕망

"철학자 라캉의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 갖고 싶은 것들, 먹고 싶은 것들은 내가 절실하게 결핍을 느끼면서 갈망하던 것들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인지도 모릅니다."

이 구절에서 저자는 현대 사회의 자기계발 트렌드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나의 내면을 파악하는 책, 나'를 중심에 놓고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이 서점가에서 인기를 얻는 현상은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이런 책들은 '나'를 알 수 있다 강력하게 이야기하지만 사실 따져보면 '내'가 진정한 '나'를 찾는 방법을 실존적으로 통렬하게 알려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는 '나 되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그럴듯한 평가를 들을 수 있는 또 다른 일반적인 편견을 소개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 부분은 제게 특히 강렬하게 와닿았습니다. 우리는 오늘날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성공 공식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자신을 찾고 발전시키라는 메시지가 끊임없이 쏟아지지만, 정작 그 과정에서 '진정한 나'를 찾기보다는 '겉으로 그럴듯해 보이는 나'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게 됩니다. 내면은 여전히 갈망과 허전함을 떠안은 채로 말이죠.

이러한 현실 속에서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김헌 교수님은 강조합니다.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압박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강함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표면적인 '나 되기'가 아닌 실존적인 자기 성찰이 필요합니다. 이 책이 제시하는 고전의 지혜는 바로 그 과정에서 우리에게 진정한 나침반이 되어줍니다.

자기 인식의 착각

"너 자신을 알라. 너 자신을 안다고 착각하지 말라."

소크라테스와 소포클레스의 지혜를 담은 이 구절은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의 위험성을 일깨웁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확신이 오히려 우리를 안주하게 만들고 더 이상 스스로에 대해 질문하지 않게 만듭니다. 저자는 '에포케'(판단 중지)를 강조하며, 끊임없이 자신에 대해 질문하고 확인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위기와 질문의 관계

"우리는 문제 상황에 부딪쳐야 비로소 의문을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생이 평탄할 때는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긴 듯 자연스럽게 흘러가지요."

평소에는 질문을 던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다가, 삶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비로소 정신이 바짝 들면서 질문을 시작한다는 이 통찰은 많은 사람들의 삶의 패턴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저자는 위기가 오기 전, 평소에도 수시로 질문을 던지며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방향을 잃었다고 느끼는 분
  • 인문학적 지혜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에 대한 통찰을 얻고 싶은 분
  • 고전의 가르침을 현대적 관점에서 쉽게 이해하고 싶은 분
  • 자신의 삶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고 싶은 분
  • 교사, 학부모, 학생 등 교육에 관심 있는 분
  • 삶의 전환점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분

마치며! 천년의 질문이 주는 깨달음

『천년의 수업』은 단순한 지식 전달서가 아닙니다. 수천 년 동안 인류가 던져온 질문들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자,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나침반입니다.

저자 김헌 교수님은 "이런 시대에 정말로 필요한 것은 질문의 힘"이라고 말합니다. 스스로 묻고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위기에도 자기 나름의 답을 찾아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는 제 삶의 방향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남들이 정해준 길이 아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정말 붙들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천년의 수업』은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 훌륭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입니다.

"마음껏 질문을 던지십시오. 한때 우리는 모두 질문이 많던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