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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 컨슈머

[2025 최신분석] 발란 미정산 사태로 보는 명품 플랫폼의 몰락: 유행과 트렌드의 명확한 차이

by 식객님 2025. 3. 31.

출처: 발란 광고 캡쳐

트렌드와 유행, 기업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점

출처: 매일경제신문

한때 K-명품 플랫폼의 선두주자로 주목받던 발란(BALAAN)이 지금 거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1300여 개 입점사들에게 약 130억원에 달하는 판매 대금을 정산하지 못하면서 제2의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렌드와 유행, 그 결정적 차이

발란의 위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트렌드'와 '유행'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두 개념을 혼용하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이 둘의 차이는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만큼 중요합니다.

트렌드(Trend)는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변화를 기반으로 형성된 장기적인 흐름입니다. 트렌드는 대개 5~10년 이상 지속되며, 소비자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반영합니다. 환경 의식의 증가, 디지털 전환, 웰빙 라이프스타일 추구 등이 대표적인 트렌드입니다.

반면 유행(Fad)은 단기간에 급속도로 확산되었다가 빠르게 사라지는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유행은 보통 몇 개월에서 1~2년 내에 정점을 찍고 급격히 쇠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SNS 챌린지, 특정 캐릭터 굿즈, 계절성 음식 등이 유행의 전형적인 예시입니다.

코로나19 명품 소비, 지속 가능한 트렌드가 아닌 일시적 유행

출처: unsplash

발란의 사례는 코로나19 기간 급증했던 명품 소비를 '트렌드'로 오판한 기업이 '유행'이 끝난 후 맞이하게 된 냉혹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과 해외여행 중단, 소비 대체 심리가 맞물려 일시적으로 폭발했던 온라인 명품 구매는 결국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이 만들어낸 '유행'에 불과했습니다.

발란을 비롯한 많은 명품 플랫폼들은 이 일시적 유행을 지속 가능한 트렌드로 착각했고, 그 결과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으로 빠르게 외형을 키웠습니다. 발란의 매출이 2020년 243억원에서 2022년 891억원으로 급증한 것은 이러한 오판의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특수 상황이 종료되고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국내 명품 구매는 급격히 감소했고, 소비자들은 다시 해외 직구나 현지 구매로 돌아갔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유행'의 종료 패턴이었지만, 이미 대규모 투자와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 발란은 뒤늦게 이 함정을 깨달았습니다.

발란(BALAAN) 미정산 사태, 그 심각성과 현황

출처: 발란

최형록 발란 대표는 다음 주까지만 기다려달라고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점사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발란은 3월 24일 미정산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 28일에 정산 일정을 다시 공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 28일에는 구체적인 정산 일정 없이 사과문만 발표했습니다.

최 대표는 입점사들에게 보낸 최근 입장문을 통해 정산 지연으로 걱정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책임감 있게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이번 주 내로 실행 계획을 확정하고 다음 주에는 판매자들을 직접 만나 상황 경위와 앞으로의 계획을 투명하게 설명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신뢰를 잃은 입점사들은 이러한 약속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유행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유행이 절정일 때 확장한 인프라와 마케팅 비용은 유행이 시들해지는 순간 큰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발란은 명품 소비라는 유행이 꺾이면서 대응할 방법 없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유행에 휘둘린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위험한 선택

발란의 몰락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닌, 예견된 결과였을지도 모릅니다. 2015년 설립된 발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명품 소비가 급증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의 매출은 2020년 243억원에서 2021년 522억원, 2022년 891억원으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성장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과 같은 명품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회사의 영업손실은 2020년 63억원에서 2021년 190억원, 2022년 379억원으로 확대되었으며, 2023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77억3000만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습니다.

유행에 휘둘린 발란이 진정 집중했어야 할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의 구축입니다.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이 종료된 후에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히 명품을 중개하는 역할을 넘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유행이 가져온 일시적 성장에 도취되기보다는 재무 건전성 유지와 리스크 관리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습니다. 마케팅 비용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플랫폼의 기본인 정산 시스템과 신뢰 구축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했다면, 오늘날의 위기를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발란과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의 유사점: 위기의 패턴 분석

출처: 각사 홈페이지

업계에서는 발란의 현 상황이 지난해 유동성 위기로 논란이 됐던 '티메프 사태'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당시 위메프는 미정산 사태 발생 전 '시스템 오류'를 이유로 들었고, 티몬은 논란이 확산되자 내부 수리를 이유로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발란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입점사들이 정산 지연을 항의하기 시작하자 "셀러들에게 오지급된 금액을 정리한 후 안내하려 한 것"이라며 해명했고, 직원들은 26일부터 전원 재택근무 중입니다. 이러한 유사성은 입점사들의 불안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발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팬데믹이라는 유행 속에서 급성장한 여러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이한 공통적인 운명입니다. 홈트레이닝 기기 제조사 '펠로톤', 화상회의 플랫폼 '줌',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이 모두 팬데믹 유행이 끝난 후 주가 급락과 매출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의혹: 발란의 미래는?

- 진실을 밝히는 파일, 유행이 끝난 후의 냉혹한 현실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를 준비 중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다는 점입니다. 최근 한 입점사가 발란 사무실의 컴퓨터에서 회생 관련 파일을 발견해 온라인에 게시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습니다.

"발란이 정산 일정을 밝히지 않고 시간을 끄는 것은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위한 사전 준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발란 관계자는 "확인하고 있지만 정확한 답변은 어렵다"고 밝혀 의혹을 더욱 키웠습니다.

이 모든 상황은 유행이 끝난 후 맞이하게 되는 냉혹한 현실의 모습입니다.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이 만들어낸 일시적 호황에 기댄 기업이, 그 유행이 끝났을 때 얼마나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명품 플랫폼 시장의 미래: 유행에서 살아남는 기업의 조건

- 트렌드와 유행을 구분하는 시장의 지혜

발란의 위기는 단순히 한 기업의 몰락을 넘어 국내 명품 플랫폼 시장 전체에 던지는 교훈이 큽니다.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급성장한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지 못하면 어떤 결과를 맞게 되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월평균 거래액 300억원, 1300여 개 입점사를 보유한 발란의 위기는 국내 명품 시장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명품의 단가가 높은 특성상 미정산으로 인한 입점사들의 피해는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성공적인 기업들은 유행과 트렌드를 명확히 구분하고, 유행에 올라타더라도 그것이 언젠가 끝날 것임을 항상 인식합니다. 애플, 아마존, 나이키와 같은 기업들이 수십 년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일시적 유행을 쫓기보다 장기적 트렌드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꾸준히 혁신해왔기 때문입니다.

명품 브랜드에서 배우는 지속가능 비즈니스 전략

- 온라인 플랫폼의 가장 큰 자산: 신뢰와 정산 시스템

발란 사태는 궁극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아무리 화려한 마케팅과 성장세를 보이더라도, 플랫폼의 기본적인 책임인 정산 의무를 다하지 못한다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앞으로 발란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그리고 국내 명품 플랫폼 시장은 어떻게 재편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1300여 입점사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일 것입니다.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4가지 핵심 인사이트: 유행에 휘둘리지 않는 법

출처: unsplash

발란의 사례를 통해 비즈니스 리더들이 얻을 수 있는 핵심 인사이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유행과 트렌드를 구분하라: 일시적 유행에 모든 자원을 투입하기보다, 장기적인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에 맞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합니다.
  2. 현금흐름과 재무건전성을 우선시하라: 급격한 외형 확장보다 현금흐름 관리와 재무 건전성이 기업의 장기적 생존에 더 중요합니다.
  3. 핵심 가치에 집중하라: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신뢰는 가장 중요한 자산입니다. 화려한 마케팅보다 기본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4. 특수 상황의 호황을 영속적 성장으로 오해하지 마라: 팬데믹과 같은 특수 상황이 만들어낸 일시적 호황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음을 항상 인식해야 합니다.

진정한 명품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의 교훈

아이러니하게도, 발란이 판매하던 명품 브랜드들의 철학에서 우리는 중요한 비즈니스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과 같은 명품 브랜드들은 수십 년, 심지어 수백 년 동안 가치를 유지해온 기업들입니다. 이들의 성공 비결은 단기적인 유행에 휘둘리지 않고, 변하지 않는 가치와 품질에 집중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발란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그리고 국내 명품 플랫폼 시장은 어떻게 재편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교훈은 유행에 올라타 빠르게 성장하는 것보다, 트렌드를 읽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것이 진정한 기업의 성공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 글은 최근 발란의 미정산 사태와 관련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상황이 계속 변화하고 있으므로, 최신 정보는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플랫폼 비즈니스에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아무리 화려한 마케팅과 성장세를 보이더라도, 플랫폼의 기본적인 책임인 정산 의무를 다하지 못한다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앞으로 발란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그리고 국내 명품 플랫폼 시장은 어떻게 재편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1300여 입점사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일 것입니다.